2월이 되었다. 매서운 한파를 자랑하던 겨울도 언젠가는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찾아올 것이다. 침대에 멍하니 누워있던 여주는 부스스 일어나 달력이 걸려있는 벽을 향해 걸어갔다. "이제 발렌타인 데이가 얼마 남지 않았네." 여주는 1월로 되어있는 달력을 찢어 2월로 넘겨놓았다. 그동안 RFA 멤버들에게 이런저런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이제는 작게나마 보답을 해...
* 본래 이 글은 2020년 2월에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민트아이 교류회에 글회지로 참가하기 위해 썼으나, 코로나19로 인해 교류회가 취소되어, 대신 리카 생일인 11월 3일에 맞춰 공개하게 되었습니다. * 스포일러 요소: 민트아이의 정체, 리카의 본명, 브이 애프터와 리카 비하인드에 나오는 '미카'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별가루가 총총히 수놓인 어느 ...
마젠타에도 가을이 찾아왔다. 깊은 산증에 자리잡은 마젠타의 가을은 바깥 세상보다 더욱 깊고 진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그곳에서 살고 있는 민트아이 신도들은 저마다 빗자루를 하나씩 들고, 근처 숲에서 바람을 타고 날아오는 엄청난 양의 낙엽들을 치우는 것이 일이었다. "그 소식 들었는가? 구원자님께서 이번에 정화의 의식을 크게 여신다지 뭐야." "아니, 그게 ...
붉게 빛나는 뜨거운 안개들이 내 눈앞을 휘감았다. 보이지 않는 검은 곳으로 빨려들어가는 수많은 빛무리들. 나는 어쩐지 포근한 붉은 구름에 몸을 맡기고 두 손을 뻗은 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몇 바퀴씩 회전목마를 돌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몸의 오른쪽 절반이 조금씩 아파오기 시작했다.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왼손에 찬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아직 1시간...
"오늘은 20년 뒤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여 각자 그려온 과학 상상 그리기를 발표하는 시간이에요. 먼저 발표할 사람 손!" "저요!" 나는 누구보다 먼저 손을 높게 든 뒤 자신있게 걸어나오며 활짝 웃었다. "2020년은 컴퓨터 세상이에요. 컴퓨터로 과자도 사먹고, 컴퓨터로 게임도 하고, 컴퓨터로 만화영화도 보고, 컴퓨터로 세계 여행도 하고, 컴퓨터로 공부도 ...
목탄을 칠해놓은 듯 깜깜한 하늘에서 비가 조금씩 떨어지더니, 어느새 커튼을 친 것처럼 눈앞이 보이지 않는 하얀 비바람이 맹렬히 몰아치기 시작했다. 사람 한 명 없이 적막함만이 가득한 학교 미술실. 조금씩 거세지는 비바람으로 들썩이는 창문 옆에는, 누군가가 수채화로 그려놓고 간 여학생 초상화 하나가 이젤에 놓인 상태로 외롭게 서있었다. 삐그덕, 삐그덕, 쏴르...
"어이, 아가씨. 여기 얼른 와봐요." 저쪽에서 적의 흔적을 찾고 있던 벤더우드 씨가 나를 향해 크게 손짓했다. 얼른 달려가보니, 진흙이 고인 웅덩이 한쪽에 군홧발로 밟은 듯한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그러면 이 산을 너머 저 반대쪽 능선으로 도망갔다는 뜻일까요?" "맞아요. 저 산 어딘가에 숨어있을 수도 있고, 여기로 침투해올 수도 있어요. 더 ...
"담당자니이임~~~ 애교 잘 부리려먼 어떻게 해야 할까요오오...???" "지, 지금 바로 이렇게요!" 술에 한껏 취한 유성 씨는 전화통을 붙잡고 뜬금없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아이이잉... 부끄러워서 애교 하나도 못 부리겠잖아요!!!" 지금 이 모습이 바로 애교덩어리인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일단 술 깨시면 내일 가르쳐줄게요. 너무 무리하지 말아...
"구원자님께서 신도들을 만족시킬 새로운 디저트의 개발을 지시하셨어." 레이 씨는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커다란 흰색의 케이크를 앞에 놓고 고민에 빠져 있었다. "레이 씨, 혹시 무슨 고민이신가요?" "케이크에 구원의 약을 일정량 첨가해야 되는데, 그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쓴맛이 최대한 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야. 잠시만 실험실에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
김유성이 하늘종합대학교에 입학한 후 처음 참가해보는는 MT. 어느덧 밤이 깊어오자, 커다란 펜션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한창 술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술이 들어간다! 쭉 쭉쭉쭉~ 쭉 쭉쭉쭉~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 할테야?" 술기운을 타고 왁자지껄하게 떠드는 소리들은 이곳저곳에서 술잔이 부딪히는 소리와 뒤섞여 유성의 혼을 쏙 빼놓았다. "야, 유성아. 너 여...
방안에 뒹굴뒹굴 구르고만 있으려니 너무 심심하다. 세븐 씨와 전화 통화가 하고 싶어졌다. 세븐 씨에게 전화를 걸어볼까? 일하고 계시는데 나 때문에 시간 뺏기시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그렇게 계속 고민하다가, 갑자기 내 스마트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전화번호를 확인해보니 세븐 씨였다. 텔레파시가 통한 걸까? 세븐 씨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하신 걸까? 나는 반가운...
"그대는 알고 있는가? 이렇게 향기로운 와인을 고양이는 마실 수 없다는 것을." 와인 한 잔이 떠오르는 어둑어둑한 노을이 깔린 어느 늦은 저녁, 주민 씨는 와인잔을 들어 맛을 보다 깊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네. 고양이에게 알코올을 주면 위험하잖아요." "맞아. 하지만 와인을 좋아하는 인간이라면 와인의 분위기와 향기를 고양이와 함께 즐길 수 없을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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