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햇살이 카페 안을 화창하게 가득 채우는 어느 날, 카페에서 함께 일하는 제희 씨는 뭔가가 들어 있는 상자를 들고 오면서 말을 꺼냈다."담당자님, 우리 카페에서 내일 이벤트를 하나 해보려고 하는데요, 혹시 괜찮으시면...""이벤트요? 제희 씨 제안이라면 뭐든지 환영이에요!"나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상큼한 커피 향을 맡으며 제희 씨와 이렇게 함께 일...
"님님, 오늘 오피스텔에 침입자가 나타날 예정이라는 첩보를 입수했어요.""네? 침입자요?""네. 님이 부디 무사하셔야 되는데, 걱정이 돼서 잠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네요. 그래서 실례지만 부탁 하나 하려고 해요.""부탁이요? 세븐 씨 부탁이라면 어떤 것이든지 들어드릴 수 있어요.""오피스텔에 제가 CCTV를 설치해놓은 게 있는데, 오늘 계속 모니터링해도 될...
내가 아직 브이 씨와 연인이 아니었을 때가 기억난다. 예전에 브이 씨가 리카라고 하는 사람과 함께 컬렉션을 만들다가, 리카 씨와 헤어지게 되면서 제작이 중단되었을 때 브이 씨는 나와 함께 컬렉션의 나머지 부분을 완성하기를 원했다. 그때 나는 영원히 채워지지 않을 '화해'라는 챕터 이름 대신, '새로운 시작'이라는 챕터 이름을 제안했다.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장미꽃들은 그곳에 없었다. 검은 연기로 온통 뒤덮인 정원에서는 매캐하고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를 뿐이었다. 나는 아직 연기가 채 가시지 않은 정원으로 뛰어들어갔다."들어가시면 안 됩니다!"누군가가 나를 제지하려 했지만, 그런다 한들 내 행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나는 두 팔을 휘저으면서 장미정원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시꺼멓게 타들어가다 힘없이 떨어진 장미꽃...
※ 지난 3월에 쓴 '오므라이스는 남기지 말아주세요'의 뒷내용입니다. 1편: http://posty.pe/g82z5h"유성 씨, 그때 기억나요?"나는 유성 씨와 같이 만든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말을 꺼냈다."맞아요. 그때 담당자님은 천체관측 하러 내려가셨죠?""네. 유성 씨를 봐야 되는데 그날 밤하늘의 유성을 봤죠. 유성 씨 입술에 케찹 묻었어요!"나는 유성...
제희 씨가 C&R에서 퇴사한 후, 나는 한주민 이사님의 새로운 비서로 채용되었다. 이사님의 까다로운 성격을 이리저리 맞추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지만, 나는 친한 친구이기도 한 제희 씨의 비서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더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이사님은 나의 비서 업무를 마음에 들어하시는 것 ...
오늘은 크리스마스 파티이다. 이번 파티에서 모인 기금은 여성들의 보다 안전한 세상을 위해 활동하는 기관에 기부된다. RFA 멤버들 대부분은 카페 준비에 한창이고, 나는 보안상의 이유로 세븐 씨의 연락이 올 때까지 오피스텔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나에게 누군가로부터 수상한 문자가 왔다."만나고 싶어?""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요.""날 초대해 줄래?...
※ 샘플의 내용은 실제 회지에서는 약간 변경될 수 있습니다. ※ <마스 톱 텐> (MARS TOP 10)은 세븐여주 중심의 글회지로, 707과 여주가 화성 거주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이야기입니다. ※ <인트 메인 보이드> (int main(void))는 레이여주 중심의 글회지로, 여주가 레이의 해킹 조수가 되는 이야기입니다. ※ 707 ...
"에어컨이 고장났네. 고치려면 며칠 걸릴 것 같은데..."올해 사상 최고의 폭염은 마젠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에어컨이 고장나자 마젠타는 순식간에 거대한 찜질방으로 변했다. 급한대로 선풍기들을 총동원해봤지만, 수많은 신도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마젠타의 더위를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더워서 땀이 나니까 머리카락이 자꾸 피부에 달라붙고 귀찮아."땀범...
"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가 있다면... 역시 날 이렇게 완벽한 외모로 만든 것일 거야.""신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라면, 이런 완벽한 젠 씨를 제가 더 빨리 만나지 못한 것일 걸요?""어? 어떻게 알았어, 자기야? 나도 우리 사랑스러운 자기를 더욱 일찍 만났다면 좋았을 걸.""그동안 못 만났던 것만큼, 앞으로 더욱 열심히 만나고 많이많이 사랑하면 되죠!...
"꺄아악, 젠 씨, 너무 멋져요!""젠 씨는 역시 모든 게 완벽해~"젠 씨의 뮤지컬이 끝나자 팬들의 환호성이 공연장을 한가득 채웠다.'젠 씨...'나는 젠 씨와 사귄 지 꽤 되었지만, 젠 씨의 활동에 지장이 갈까봐 내가 젠 씨의 여자친구라는 것을 대외적으로 지금까지 계속 숨겨왔다. 그래서 젠 씨의 뮤지컬을 볼 때마다 일반인 팬처럼 똑같이 행동해 왔고, 다른...
허니봤다칩 봉지와 닭털페퍼 깡통이 너저분하게 어질러져 있는 방. 세븐은 모니터를 환하게 켠 컴퓨터 책상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으며 신음을 내고 있었다. “내일까지 이걸 끝낼 수 있을까...?” 천하의 세븐도 졸음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세븐의 이마가 책상과 점점 가까워지더니,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책상에 들이받는 소리가 들렸다. 마침 그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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